하나님께서 우리를 변화로 이끄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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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우리를 변화로 이끄실 때
“리네트 선생님, 사랑해요. 가지 마세요! 가지 마세요! 안 가면 안 되나요?” 가르치던 학생이 우리 둘을 그린 그림 위에 꼬물꼬물 쓴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다. 최근에 학생들에게서 이런 쪽지와 그림을 많이 받았는데 교실 칠판에 적힌 디데이가 말해 주는 것처럼 내가 떠날 날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학교에서 영어 선교사로 2년을 보낸 후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다 보니 시원섭섭했다. 이렇게 소중한 아이들의 인생에 영향을 주어서 좋았다. 선교 임무를 완수하는 사이 몇 달 동안 ‘주말 부부’로 지내다 보니 이제 남편과 함께 살 수 있게 되어 기뻤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학생들도 보고 싶을 것이다. 그때까지 한국에서 내 모든 시간을 쏟아부은 공동체와 조직을 떠나게 되어 아쉬웠다.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면서, 내 인생의 새 장을 열 기회를 얻게 되어 설레었다. 하지만 이 모든 변화가 약간은 감당이 안 되었다. 이사해서 짐 정리하고(1년도 채 안 되어 세 번째 이사였다.) 언어나 문화 장벽 때문에 소외감을 느끼기도 하는 새로운 교회에 적응해야 하고, 새로운 동네 지리를 익혀야 한다.
남편이 많이 도와주고, 교회 사람들도 좋았지만 나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려다 보니 좌절하기도 하고 짜증 나기도 하고 정말이지 지치기도 했다. 마음속으로는 ‘앞으로 어떤 식으로 살아야 할지’를 두고 갈등이 일었다. 사실은 내가 선호하는 방식 즉 익숙해진 방식으로 살고 싶었다. 방어 반응으로 생기는 마음이었고, 지금 마주하는 변화에 유예 기간을 가지면서도 내 개인적인 가치와 영역을 고수하고 싶었다.
유난히 감정에 휘둘린 하루를 보내고 나서 어쩌다 보니 전환 단계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있었다. 브리지스의 전환 모델에 따르면 끝과 새로운 시작 사이 지점에서 낙담하고 심드렁하고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현상은 정상이다. 이러한 감정은 없어지게 되어 있다. 감정적으로 힘든 상황에 부닥쳤다고 해서 내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변화의 길로 인도하실 때가 많다. 마음이나 사는 곳, 직장, 생활 방식의 변화 말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적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사 43:18~19)
하지만 변화하기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을 때가 있다. 좋은 면의 변화도 말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변화하라고 하신다면 그것이 상상 이상으로 어렵다고 하더라도 낙담하지 말자. 그렇다고 꼭 하나님의 말씀을 잘못 들었거나 잘못된 길로 갔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변화 자체가 어렵다. 변화하는 과정에서 설렘과 슬픔, 저항감, 불안, 탐구심, 희망을 느끼는 것은 정상이다.
우리가 이 모든 우여곡절을 겪으며 변화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항상 함께 계시면서 우리가 끝까지 해낼 힘과 도움, 좋은 선물을 주신다.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이 모든 변화 속에서도 하나님은 끝까지 변하지 않으신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히 13:8).
리네트 윤 영국 출신으로 한국에서 가정을 꾸리고 영어 교사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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