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여서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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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새댁이 임신한 몸으로 ‘태교를 겸하여’ 달려가고, 인적 드문 산골짝 사는 여인이 남편과 자녀를 위해 밥을 지어 놓고 이른 새벽 시골 버스와 기차를 갈아타고 설레는 마음 안고 달려가는 곳. 가끔은 연습 중에 교회 일이 생겨 허둥지둥 두고 온 교회로 다시 돌아갈 때도 있지만 본인들이 부르는 찬양 가사에 자주자주 목이 메어 연습 도중 주저앉아 목 놓아 울며 하나님께 기도하는 여인들.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찬양하고 기도하는 영남합회 사모합창단 ‘칼리아 합창단’의 모습이다.
사모 수양회 마지막 날 우연한 의기투합
프랑스어로 ‘아름다움’을 뜻하는 ‘칼리아’ 합창단은 2013년 7월 영남합회 청도연수원에서 있었던 영남합회 사모 수양회 마지막 날 우연히 시작됐다. 올해가 딱 10주년이다.
당시 영남합회장이었던 배혜주 목사의 추천과 권유로 평소 사모 합창단에 깊은 관심과 열정이 있었던 최명화 사모(포항 교회 박상철 목사)가 합창단의 필요성, 긍정적인 영향과 역할들에 대해 피력한 끝에 적극적인 지지 아래 그 자리에서 ‘창립’됐다.
개인 사정으로 임원진의 변동이 생겨 초대 단장 겸 지휘 최명화(박상철 목사), 총무 박은기(김윤상 목사), 반주 최성민(정길주 목사)으로 출발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의하면 전 세계 재림교회에서 10여 년 지속해 온 유일무이한 ‘사모 합창단’ 이라는 ‘칼리아’. 2014년 8월 4일 마달피수련원에서 개최한 영남합회 장막부흥회 개회식에서 미니 음악회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해 9월 23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한 3개 지방 합회 사모대회 음악회에 참여했고 12월 영남합회 동기 신학 때의 음악회, 각 지역 교회의 안식일 저녁, 일요 음악회로 활동을 전개했다.
큼직한 꽃을 달고 등단한 이유
특이하게도 영남합회 사모들 중에는 충청합회 출신이 유난히 많다. 2015년 8월, 충청합회 안면도 장막부흥회 당시 특별 음악 순서로 ‘칼리아 초청 음악회’를 개최했는데 조건이 하나있었다. 칼리아 단원 중 충청합회 출신 사모는 가슴에 큼직한 꽃을 하나씩 달고 등단하라는 것. 이날 지휘자, 반주자, 합창대원을 포함해 총인원 26명 중 12명이 가슴에 꽃을 달고 올라갔다. 합창단을 소개하며 “가슴에 꽃을 단 여성들이 우리 충청합회 출신 사모님들입니다.” 하는 순간 여기저기서 엄청난 함성과 함께 뜨거운 박수가 한참이나 울려 퍼졌었다고. 현장에 참석한 충청합회 사모들은 그날의 감사와 감격을 지금까지 두고두고 이야기한다.
어느 교회 한 명의 사모로 이름도 희미해져 가는 가운데 평신자도 아니고 목회자도 아닌 중간 지대 ‘사모 갑옷’ 속에만 갇혀 있었을 ‘사모 여성’을 존재감 있게 드러내어 놓았다는 사실, 지난 10년간 칼리아를 이끌어 온 최명화 사모는 이 사실에 늘 가슴 뿌듯하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무대에 서 있는 사모 여성들을 보니 불현듯, 이렇게 가슴에 담긴 말을 하는듯하다. ‘함부로 대하지 마십쇼. 그리고 잊지 말아 주십쇼. 사모도 소중하고 이렇게 재주 있고 귀하고 예쁜 여자랍니다.’
대구에서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 계획
그동안 함께해 주신 하나님께 늘 감사하며 지내왔지만 돌아보면 아쉬운 점도 한둘이 아니다. 특히 2020년 6월 인디애나폴리스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제61회 대총회 총회에 초청되어 사모들로 구성된 아름다운 한국 여성의 찬양을 만국의 대표자들 앞에서 선보이고 싶었으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무산된 것은 생각할 때마다 아쉽다.
여러모로 사정과 상황이 열악하고 부족한 지방 합회 찬양 사역의 한 축을 든든히 자리매김해 온 10년을 발판 삼아 ‘칼리아’는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을 야심 차게 계획하고 있다. 장소는 11월 18일 오후 4시 대구 알파시티교회이다.
지난 10년간 칼리아의 살림을 헌신적인 봉사로 꿋꿋이 충성스럽게 지켜와 준 총무 박은기 사모, 언제나 커튼 뒤에서 조용히 봉사해 온 반주자 최성민 사모, 많은 위기와 시험이 있었지만 하나님이 주신 기회를 성심껏 활용해 감사의 찬양을 이끌어 온 최명화 사모 그리고 여전히 각 파트장으로 단원들을 챙기며 멋진 리더십을 보여 주는 신·구 파트장들(이미경, 최현숙, 박남주, 김경민, 안명진, 이한나, 이은정). 그러나 무엇보다도 소중한 이들은 함께 웃고 함께 웃으며 여기까지 함께 온 칼리아 단원 사모들이다. 지휘자의 손짓과 눈짓에 집중하며 하모니를 이루어 가는 모습이 칼리아 합창단의 진짜 아름다움이다.
하늘까지 이어지는 섬김의 길 걸으며
마침내 하늘 유리 바닷가에서 천사장의 지휘에 맞추어 우주 거민들 앞에서 영원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진정 ‘아름다운 칼리아’가 되기 위해 이들은 지금도 한 명의 아내요, 어머니요, 사모로서 주어진 책무에 최선을 다하는 가운데 주님의 은혜를 간구하며 일선 교회에서 성실한 재림 성도로 살아가고 있다.
지난 1월에 있었던 자체 총회에서는 새로운 임원이 선임되어 좀 더 젊고 신선한 분위기로 나아가려 하고 있다. 신임 단장 최고은 사모(김동섭 목사), 지휘와 반주는 여전히 최명화 사모와 최성민 사모가 봉사하고, 고생과 헌신과 수고가 많았던 박은기 총무의 자리는 김경민 사모(송바다 목사)가 이어 받는다. 그리고 신임 파트장들(안명진, 이한나, 이은정)도 힘을 모았다.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찬양의 선율과 귀한 봉사가 하늘까지 이어지기를, 하나님 앞에서 창단 10주년 기념 음악회뿐 아니라, 10년 뒤 더 아름다운 20주년 기념 음악회를 기대하며 이들의 수고와 신령한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 정길주 칼리아 합창단 초대 단목, 봉성중앙교회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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